마오쩌둥(모택동)의 문화(대)혁명 8 - 홍위병의 분열과 류사오치의 수난

제가 이 시리즈의 첫 번째 글, 마오쩌둥(모택동)의 문화(대)혁명 1에서 마오쩌둥(모택동)이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이유 중에 한 가지가 류사오치 때문이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마오쩌둥(모택동)의 문화(대)혁명 9 - 홍위병의 종말과 농촌으로 상산하향

마오쩌둥(모택동)의 문화(대)혁명 10 - 마오쩌둥(모택동)의 죽음과 문화(대)혁명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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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사오치, 흐루시쵸프의 길을 걷다

소련에서 스탈린이 죽고 후계자로 흐루쇼프가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이 흐루쇼프가 자신의 선임자였던 스탈린을 격하시킨 것이었습니다. 그전까지 스탈린은 공산주의 사회에서 엄청나게 성공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 비밀연설의 원고가 밖으로 새어나가면서 스탈린의 신화는 깨져버렸습니다.

중국에서도 마오쩌둥(모택동)이 고집을 부리며 주도했던 대약진 운동이 보기 좋게 4000만 명의 아사자를 발생시키고 실패하자 그 후임으로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이 주석과 부주석에 오릅니다. 그 후 이 둘은 수년만에 대약진 운동이전의 생산량을 회복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류사오치가 마치 스탈린을 격하시킨 흐루쇼프와 비슷한 행보를 하며 마오쩌둥(모택동)에 대한 비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오쩌둥(모택동)이 류사오치의 비판에 위기를 느낀 것이 그가 문화(대)혁명을 일으키는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오쩌둥(모택동)은 류사오치를 절대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홍위병 분파, 조반파와 보황파

먼저 홍위병의 분파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에서 폭력과 문화재 파괴를 일삼던 홍위병 조직은 출범할 때 부터 출신성분에 따라 두 분파 (보황파(보수파)와 조반파(급진파))로 나뉘어 조직됩니다. 보황파나 조반파나 똑같은 마오주의자였지만 출신성분으로 인해 절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들이었습니다.

먼저 보황파는 황제(마오쩌둥(모택동)을 보위한다)라는 의미로서 중국공산당의 주류계급인 홍오류(혁명간부, 혁명열사, 혁명군인, 공인 및 농민) 출신이었습니다. 반면 조반파는 어떻게 보면 중국공산당의 타도대상이었던 흑오류(구 지주계급, 구 부농분자, 반혁명분자, 악질분자, 우파분자)와 회오류(지식인, 도시민) 출신이었습니다.

사실 북한도 그렇지만 중국의 경우도 출신성분을 아주 중요하게 봅니다. 따라서 당시 홍오류들은 흑오류들을 가리켜 "개새끼들"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심지어 1966년 8월 15일 베이징 공업대학 문혁소조 조장 탄리푸가 쓰여 붙인 대자보에는 이런 문구가 써 있었다고 합니다.

부모가 영웅이면 아이는 호걸이고(老子英雄兒好漢)

부모가 반동이면 아이는 먹통이다.(老子反動兒混蛋) - 조선일보, 누가 알았을까 귀족이 될 줄..., 송재윤

이렇게 부모가 어떤 사람이었느냐에 따라 신분이 정해지고 그들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어떤 일을 해도 그 신분을 극복할 수 없던 것처럼 보이던 것이 1966년 8월 초 중앙문혁소조의 장칭과 천보다가 탄리푸의 혈통론을 비판하면서 극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영웅이면 아이는 (부모를) 계승하고(老子英雄兒接班)

부모가 반동이면 아이는 (부모를) 배반해야(老子反动兒背叛) - 조선일보, 누가 알았을까 귀족이 될 줄..., 송재윤

따라서 조반파에 속한 홍위병들은 자신의 당성과 혁명성을 증명하기 위해 더욱 과격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류사오치, 조반파에게 수난당하다

류사오치가 조반파에게 수난을 당하고 결국 가택연금 상태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홍위병의 분파를 먼저 설명해야 했습니다. 마오쩌둥(모택동)은 자신을 격하했던 류사오치에게 보복하는 역할을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자신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하는 홍위병들을 통해 했습니다.

1. 조반파의 류사오치 공격 사주

1966년 12월 조반파의 류사오치 공격이 시작되기 전, 문화(대)혁명을 주도한 4인방 중 한 명이자 마오쩌둥(모택동)의 심복과도 같았던 장춘차오가 칭화대학의 조반파 대표 콰이다푸를 만나 류사오치를 공격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콰이다푸는 왕리라는 사람으로부터 류사오치에 대한 공격이 마오쩌둥(모택동)의 뜻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12월 25일 조반파 6000여 명이 엄동설한에 천안문 광장에 모여 류사오치 타도를 외쳤고 이 행동을 지켜본 중앙문혁소조의 핵심인물들이 칭화대학으로 찾아가 이들의 행동을 치하했다고 합니다.

2. 류사오치를 반동으로 몰기

홍위병의 조반파가 류사오치를 몰아내는 명분을 주기 위해 그를 반동으로 몰았습니다. 1967년 3월 21일 마오쩌둥(모택동)은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류사오치의 과거 행적을 샅샅이 조사하는 역사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역사토론의 목적은 류사오치가 1925년 후난에서와 1929년 선양에서 적군에게 포위되었다가 극적으로 풀려난 사건을 두고 류사오치가 체포당해 억류되었을 때 변절을 했고 따라서 이후 반혁명을 책동했다고 뒤집어 씌우는 것이었습니다.

3. 본격적으로 류사오치 몰아내기

홍위병의 조반파에게 류사오치를 몰아낼 훌륭한 명분이 제공되자 본격적으로 류사오치를 몰아내기 위한 활동이 시작됩니다.

1967년 4월 3일 베이징 사범대학 등 73개 기관은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에 모여 류사오치 규탄대회를 열었고 한 무리의 조반파 세력이 중난하이로 들어가서 류사오치를 끌어낸 후, 치번위가 제기한 8개 항의 질문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 송재윤, 슬픈 중국 2권 문화대반란, 241page

4. 류사오치에게 테러가 가해지다

1967년 7월 18일 홍위병 조반파들은 류사오치의 숙소에 까지 난입했습니다. 난입한 홍위병들은 숙소를 깨부수고 난장판으로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류사오치에게 언어적 테러가 가해졌습니다. 특히 베이징 건축공업학원 81일 전투단이 작성한 선언문을 보면 류사오치에 대한 증오심이 드러납니다.

류적(도적 류사오치)은 우리에게 불구대천의 원수이다. ···중략··· 마오 주석을 보위하고, 당 중앙을 보위하고, 무산계급독재를 보위하기 위해 우리는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목을 자를 수 있고, 피를 흘릴 수도 있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단식투쟁을 할 것이다. 류적이 중난하이를 나와서 전국, 전 세계의 인민들에게 타도되고 박살 날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 송재윤, 슬픈 중국 2권 문화대반란, 244page

5. 류사오치, 가택연금 당하고 죽다

이렇게 온갖 모독과 수모를 당한 후 류사오치는 1968년 중앙정부에서 실각하고 당에서 제명당한 후 베이징에서 가택연금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그 가택에 홍위병들이 습격하여 두 시간 동안 폭행 및 폭언을 당했습니다. 그러자 카이펑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역시 가택연금을 당했습니다.

그렇게 가택연금을 당하던 류사오치는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뇨병, 폐렴 등의 지병이 악화되었으나 의사의 치료거부로 결국 1969년 11월 12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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